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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 악보집





Reviewrye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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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20
재료 북디자인

작가 정재연 jaey9796@gmail.com
다양한 흥미와 관심사를 바탕으로, 시각물을 다루는 여러 분야 전반에서 활동하고 있다. 
새소리 악보집
악보에 내려앉은 새들

밤을 새우고 날이 밝아올 때쯤 꼭 들리는 소리가 있다. 누구의 지저귐일까? 분명 집 근처에서 이렇게 지저귈 만한 새를 본 적이 없는데. 그 지저귐을 듣고 어떤 새인지 알 수 있다면 몽롱한 아침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새소리 악보집»은 새의 울음소리를 오디오 악보 변환 프로그램을 통해 기보화한 조류도감 겸 악보집이다. 새소리를 악보집으로 만들 아이디어를 떠올린 건, 다른 동물의 ‘울음소리’와 달리 ‘노랫소리’로 표현되는 새의 지저귐 덕분이었을 것이다. «새소리 악보집»에 활용된 자료들이 모두 퍼블릭 도메인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새의 울음소리와 설명글은 NARIS 국가 자연사 연구 종합 시스템에서 찾은 자료이며, 그와 함께 실린 그림은 저작권이 만료된 조류 세밀화라고 한다.
      새소리 악보를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와 함께 «새소리 악보집»을 눈으로 매만져 내려간다. 단단하고 안정감 있어 보이는 짙은 녹색의 표지 위에 내려앉은 악보 두 줄과 동박(동색의 박)의 제목과 새의 모습이 아름답다. 지면을 펼쳐보니 왼편에는 조류 세밀화와 함께 그에 대한 소개가, 오른편에는 그 노랫소리가 악보로 그려져 있다. 둥그렇게 깎인 조류 세밀화와 직선의 악보가 좌우로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다. 악기를 연주할 수 있었다면 당장에 악보를 따라 연주했을지도 모르겠다.
      빈 여백, 페이지 번호 옆, 악보 위에 내려앉은 작은 새들의 모습이 정갈한 지면 위에 살짝의 변주를 가져온 모습이 눈에 띄었다. 새소리 악보집은 같은 조류이지만 너무나 다른 새마다의 특성을 청각과 시각을 함께 충족시킨다. 그러면서도 한 권의 도감이자 악보집으로써 통일성을 유지하는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
      다양한 악기 연주자들이 여러 종류의 새를 맡아 합주하는 모습을 그려본다. «새소리 악보집»에 등장한 악보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새들의 지저귐이 하나의 노랫소리가 되는 모습이 자연스레 상상이 간다. 아침을 알리는 지저귐을 다시 듣게 될 때쯤이면,
      누구의 지저귐이었을까 하는 궁금함에 «새소리 악보집»을 찾게 될 것 같다. «새소리 악보집»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중얼거릴 것이다. 검은부리아비, 굴뚝새, 되새, 아니 까치인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