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ryeok Vol.1
Home ( ) Home
연도 2019
크기 4분 18초
재료 영상
작가 김재인
Home ( ) Home
연도 2019
크기 4분 18초
재료 영상
작가 김재인
«딸의 엄마의 엄마»는 4분 18초의 러닝타임으로 구성된 아트 필름이다. 그간 다양한 장르의 소재가 되어온 엄마, 하지만 그의 시선에서 바라본 또다른 엄마는 어떠한 존재일지에 대한 의문에서 시작된다. 엄마는 또다른 엄마의 생전 일기를 소리내어 읽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본인만의 방식으로 그를 기린다. «딸의 엄마의 엄마»는 엄마이자 동시에 딸일 수 밖에 없는, 너무나 보편적이지만 동시에 특별한 이 존재의 감정을 스크린을 통해 담아내고자 한다.
딸의 엄마의 엄마
―딸도 엄마도 아닌, 딸의 엄마의 엄마
여기 춤추고 노래하는, 엄마가 있다. 그는 엄마이면서 딸이기도 하다. 그는 흰 셔츠에 초록빛 아이섀도우를 바르고 나타나 안경을 끼고서 마이크 앞에 서서 엄마의 편지를 읽는다. 크고 투박한 글씨로 쓰인 편지는 읽던 엄마는 읽기를 멈추고 그만의 방식으로 그의 엄마를 기리기 시작한다. 편지를 낭독하던 마이크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가만히 서서 편지를 들고 있던 손은 춤추는 몸의 흔들림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딸의 엄마의 엄마»는 보편적이나 특별한 엄마의 존재를 담은 아트 필름이다. 화면 안의 주인공은 ‘딸의 엄마의 엄마’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딸이자 엄마이자 딸을 두고 엄마를 둔 한 사람이다. 그는 진지한 모습으로 가만히 글을 읽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춤을 출 수도 있는 사람이다. 영상 중반에서 행동을 바꾸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 여성의 딸과 엄마로서의 혼재된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필름은 미러볼 불빛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어두컴컴한 노래방 안에서 서글픈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을 비추며 끝이 난다. 노래를 부르며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그의 표정을 미루어 보어, 그의 엄마와 연관이 있었던 노래는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4분 18초라는 시간 동안 딸인 동시에 엄마인 주인공의 행동을 지켜보며 떠올린 것이 있었다. 어느 날 엄마의 휴대폰에서 봤던 ‘엄마’라고 저장된 한 번호였다. 그 번호의 주인은 딸인 나의 엄마의 엄마였다. 너무나 당연한 이름이었지만 조금의 괴리감을 느꼈던 그 ‘엄마’의 번호가 떠오르며, 삶이라는 것도 하나의 장르라면 이 장르에서 수많은 ‘엄마’와 ‘엄마의 엄마’들이 얼마나 소외되어 있었는지 생각했다.
집 안의 작은 스크린을 통해 «딸의 엄마의 엄마»를 감상했지만, 감상을 마치고 난 후에는 잠시 커다란 극장에서 이를 관람하고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초반의 겹쳐 나오는 두 인물의 목소리, 춤추는 동안 울려 퍼진 음악과 함께, 인물의 전체보다는 뻗어내는 팔, 소리를 내는 입술, 달라지는 표정의 부분 부분을 잡아낸 연출 덕분이었을 것이다.
다시 잠시 생각을 멈추고 «딸의 엄마의 엄마»을 재생해본다. 이전에 그곳에 누군가의 딸과 엄마인 인물이 있었다면, 이번에 그곳에는 누구의 딸도 엄마도 아닌 한 인물이 있었다. 이름
―딸도 엄마도 아닌, 딸의 엄마의 엄마
여기 춤추고 노래하는, 엄마가 있다. 그는 엄마이면서 딸이기도 하다. 그는 흰 셔츠에 초록빛 아이섀도우를 바르고 나타나 안경을 끼고서 마이크 앞에 서서 엄마의 편지를 읽는다. 크고 투박한 글씨로 쓰인 편지는 읽던 엄마는 읽기를 멈추고 그만의 방식으로 그의 엄마를 기리기 시작한다. 편지를 낭독하던 마이크는 노래를 부르게 되었고, 가만히 서서 편지를 들고 있던 손은 춤추는 몸의 흔들림에 따라 자유롭게 움직인다.
«딸의 엄마의 엄마»는 보편적이나 특별한 엄마의 존재를 담은 아트 필름이다. 화면 안의 주인공은 ‘딸의 엄마의 엄마’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 딸이자 엄마이자 딸을 두고 엄마를 둔 한 사람이다. 그는 진지한 모습으로 가만히 글을 읽기도 하지만, 자유롭게 춤을 출 수도 있는 사람이다. 영상 중반에서 행동을 바꾸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우리는 한 여성의 딸과 엄마로서의 혼재된 정체성을 확인하게 된다.
필름은 미러볼 불빛이 희미하게 반짝이는 어두컴컴한 노래방 안에서 서글픈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주인공을 비추며 끝이 난다. 노래를 부르며 어딘지 모르게 슬퍼 보이는 그의 표정을 미루어 보어, 그의 엄마와 연관이 있었던 노래는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4분 18초라는 시간 동안 딸인 동시에 엄마인 주인공의 행동을 지켜보며 떠올린 것이 있었다. 어느 날 엄마의 휴대폰에서 봤던 ‘엄마’라고 저장된 한 번호였다. 그 번호의 주인은 딸인 나의 엄마의 엄마였다. 너무나 당연한 이름이었지만 조금의 괴리감을 느꼈던 그 ‘엄마’의 번호가 떠오르며, 삶이라는 것도 하나의 장르라면 이 장르에서 수많은 ‘엄마’와 ‘엄마의 엄마’들이 얼마나 소외되어 있었는지 생각했다.
집 안의 작은 스크린을 통해 «딸의 엄마의 엄마»를 감상했지만, 감상을 마치고 난 후에는 잠시 커다란 극장에서 이를 관람하고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초반의 겹쳐 나오는 두 인물의 목소리, 춤추는 동안 울려 퍼진 음악과 함께, 인물의 전체보다는 뻗어내는 팔, 소리를 내는 입술, 달라지는 표정의 부분 부분을 잡아낸 연출 덕분이었을 것이다.
다시 잠시 생각을 멈추고 «딸의 엄마의 엄마»을 재생해본다. 이전에 그곳에 누군가의 딸과 엄마인 인물이 있었다면, 이번에 그곳에는 누구의 딸도 엄마도 아닌 한 인물이 있었다.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