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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사람들의 겉





Reviewrye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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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21

작가 이상주
한국과 영국에서 시각디자인과 무대디자인, 의상디자인을 공부해서 ‘무대디자이너, 의상디자이너, 그래픽 디자이너, 그림책 작가, 뮤지컬 극작가’가 되었다. 오페라, 연극 등 다양한 형태의 공연 무대와 의상을 디자인하고, 뮤지컬 극작/작사를 통해 폭 넓은 씨어터 메이킹을 하고 있다. 이야기를 담는 매체에 대해 계속 공부하고 싶어, 현재는 대학원에서 무대의상과 어린이 그림책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소외된 사람들의 겉: 연극 «후성이네» 의상 디자인
무대의 겉, 인물의 겉, 마음의 겉

«소외된 사람들의 겉»은 연극 «후성이네»의 의상 디자인 작업이다. «후성이네»는 ‘극단 이야기가’의 공연으로, 사회에서 고립된 4명의 사람이 후성이의 집에 모이면서 진행되는 현대극이다.
      현대극, 계층적, 사회적 의상 디자인에 대한 갈증이 있던 상주는 우연한 기회로 연극 «후성이네»의 의상 작업을 맡게 되었다고 한다. 이전에 해왔던 귀족적이거나 화려한 서양 의상과는 달리, «후성이네»의 의상 디자인은 일부러 더 낡아 보이게 만드는 에이징(Aging)에 초점을 두었다. «소외된 사람들의 겉»에서 보이는 헤지고, 탁하고, 얼룩덜룩하거나 삐뚤빼뚤한 의상들은 모두 이 때문이었다.
      배우들이 입을 의상을 만드는 일은 마치 그 인물의 내부를 잘 들여다보고 어울리는 ‘겉’을 재창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소외된 사람들의 겉»을 완성하기까지 상주는 의상만이 아니라 무대와 배우들의 생각을 고려하며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다. 무채색의 거친 무대 위와 어울리는 의상의 컬러와, 배역에 대한 배우들의 아이디어를 더하고, 그와 함께 의상 디자이너로서 자신의 미적 감각을 더해 완성한 것이 바로 이 작업이다.
      연극의 제목이자 무대인 후성이의 집 ‘후성이네’는 연극 안에서 명확한 집으로 기능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후성이네’는 후성이의 집이면서도 후성이의 집이 아닌 연극적인 공간으로, 실험적이고 추상적인 무대이다. 그랬기에 집 안에서의 의상을 부각하기보다는, 각 캐릭터의 상황과 내면에 집중한 디자인 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았나 추측한다. 죽음을 앞둔 노인, 사회에서 낙오된 회사원, 과거 모를 이상한 여자, 어딘가 어리숙하고 이상적인 주인공 후성이···. 그들의 내면은 의상 디자이너의 손을 타고 마침내 겉으로, 의상으로 표현되게 된다.
      의상 디자인 작업에 대하여 상주는 ‘공연에 있어서 의상은 결국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대본과 배우의 연기 외에도, 결국 관객의 눈을 통해 보이는 캐릭터를 빚어내는 것이 의상인 것이다. 연극을 보지 않은 사람도 한눈에 그 인물의 외관을 보고 성격과 상황을 유추할 수 있도록, «소외된 사람들의 겉»과 같이 캐릭터의 내면을 이해하고 그것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옷과는 달리, 지난 시간과 시대를 담아내는 의상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소외된 사람들의 겉»을 세상 밖으로 탄생시켰을 것이다.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