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rye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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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19~2021
재료 종이에 아크릴
작가 박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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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19~2021
재료 종이에 아크릴
작가 박시시
박시시는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책과 출판에 대한 관심으로 편집디자인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2018년 하노이의 풍경으로 만든 페이퍼커팅 그림책 «하노이의 하루»를 독립출판했다. 창작 규칙을 적용해 점묘화를 반복적으로 그리는 실험을 하고 있다. 관찰과 분류를 통해 길들여진 것을 다시 보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Snake Dance
―다름 아닌, 춤추는 뱀
색색의 점들이 모여 춤추는 뱀의 면의 이룬다. 색실로 제작된 자수일까, 한 땀 한 땀 수놓은 카펫일까 하는 의문을 들게 했던 «Snake Dance»는 다름 아닌 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만들어진 작업이었다.
수공예 작업이라 착각할 정도의 질감을 이루어 낸 것은 바로 촘촘하게 이루어진 같은 듯 다른 모양의 수백 개의 점들이었다. 같은 열과 행 위에 있어 일정한 규칙을 이루고 있지만, 각기 점들의 모양은 작가가 직접 손으로 찍어내어 미세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이 만나 이루어진 전체는 인공적인 듯 아닌 듯 오묘한 느낌을 전한다.
그 오묘함은 점들이 최종적으로 이룬 형태가 뱀이라는 점에서 보는 이에게 증폭된다.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뱀이 가진 여러 상징이 함께 섞여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작가는 그러한 뱀의 상징을 제외하고, 뱀을 ‘그저 생존을 위한 진화한 꿈틀대는 생명’으로 바라본다. 그가 뱀을 이루는 방식으로 점을 찍는 방법을 택한 것도, 인류가 가진 뱀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그려내려는 의도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여기서 약간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한 뱀의 상징을 지우기 위한 규칙 아래에서 제작된 작품임에도, 자연스레 뱀이 가지는 부정적인 상징으로서의 이미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선악과를 따먹으라 유혹하는 뱀, 부두교에서의 뱀, 악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뱀들이 머릿속에 꿈틀댔다. 뱀을 꿈틀대는 생명으로 나타낸 작업을 감상하는 와중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뱀의 상징이 더욱 자리하다니. 상징이라는 것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얼마나 깊게 자리하며 작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인도네시아의 뱀 공장 다큐멘터리에 영감을 받아 «Snake Dance»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뱀 공장’이라는 단어가 유독 머리에 와 박혔다. 살아있는 생명의 이름을 딴 공장이라니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아도 그곳이 얼마나 참혹하고 무자비한 곳이었을지 예상이 갔다. 아마 작가가 뱀을 ‘그저 생존을 위한 진화한 꿈틀대는 생명’이라 표현한 것은 그 다큐멘터리에서 본 잔인한 풍경 속에서 인간에 의해 어떤 프레임 속에 갇혀버리고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뱀들에게 어떤 연민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2019년부터 시작한 «Snake Dance» 시리즈는 2021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뱀과 그를 포함한 생명들을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인간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풍습들은 슬프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작가가 종이 위에 새로이 생명을 불어넣은 뱀들은 그간의 시간을 넘어 더욱 오래 자유롭게 춤출 것이다. 이름
―다름 아닌, 춤추는 뱀
색색의 점들이 모여 춤추는 뱀의 면의 이룬다. 색실로 제작된 자수일까, 한 땀 한 땀 수놓은 카펫일까 하는 의문을 들게 했던 «Snake Dance»는 다름 아닌 종이 위에 아크릴 물감으로 만들어진 작업이었다.
수공예 작업이라 착각할 정도의 질감을 이루어 낸 것은 바로 촘촘하게 이루어진 같은 듯 다른 모양의 수백 개의 점들이었다. 같은 열과 행 위에 있어 일정한 규칙을 이루고 있지만, 각기 점들의 모양은 작가가 직접 손으로 찍어내어 미세하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그들이 만나 이루어진 전체는 인공적인 듯 아닌 듯 오묘한 느낌을 전한다.
그 오묘함은 점들이 최종적으로 이룬 형태가 뱀이라는 점에서 보는 이에게 증폭된다. 오래전부터 인류에게 뱀이 가진 여러 상징이 함께 섞여 떠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작가는 그러한 뱀의 상징을 제외하고, 뱀을 ‘그저 생존을 위한 진화한 꿈틀대는 생명’으로 바라본다. 그가 뱀을 이루는 방식으로 점을 찍는 방법을 택한 것도, 인류가 가진 뱀에 대한 특정한 이미지를 그려내려는 의도를 최대한 배제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여기서 약간의 충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러한 뱀의 상징을 지우기 위한 규칙 아래에서 제작된 작품임에도, 자연스레 뱀이 가지는 부정적인 상징으로서의 이미지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선악과를 따먹으라 유혹하는 뱀, 부두교에서의 뱀, 악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뱀들이 머릿속에 꿈틀댔다. 뱀을 꿈틀대는 생명으로 나타낸 작업을 감상하는 와중에도 인간이 만들어낸 뱀의 상징이 더욱 자리하다니. 상징이라는 것이 우리의 무의식 속에 얼마나 깊게 자리하며 작용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인도네시아의 뱀 공장 다큐멘터리에 영감을 받아 «Snake Dance»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뱀 공장’이라는 단어가 유독 머리에 와 박혔다. 살아있는 생명의 이름을 딴 공장이라니 다큐멘터리를 보지 않아도 그곳이 얼마나 참혹하고 무자비한 곳이었을지 예상이 갔다. 아마 작가가 뱀을 ‘그저 생존을 위한 진화한 꿈틀대는 생명’이라 표현한 것은 그 다큐멘터리에서 본 잔인한 풍경 속에서 인간에 의해 어떤 프레임 속에 갇혀버리고 인간의 이익을 위해 이용되는 뱀들에게 어떤 연민을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2019년부터 시작한 «Snake Dance» 시리즈는 2021년인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뱀과 그를 포함한 생명들을 물리적이든 정신적이든 인간의 이익을 위해 활용하는 풍습들은 슬프게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작가가 종이 위에 새로이 생명을 불어넣은 뱀들은 그간의 시간을 넘어 더욱 오래 자유롭게 춤출 것이다.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