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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stations





Reviewrye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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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20
링크 365stations.xyz

작가 황다예
하찮고 소소한 이야기의 힘을 믿는 기록쟁이. 일상을 꾸준히 기록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다이어리 브랜드 ‘Tribi Studio’를 운영 중이다.
365 stations
기록의 역에 머물러

처음 서울의 지하철 노선도를 보았을 때가 기억이 난다. 내가 떠나올 때쯤에야 세 번째 노선이 개설되었던 20년간 살았던 대구와는 다르게, 무지하게 많은 역이 얽힌 서울의 노선도를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와, 여기서 어떻게 살지.’
      다행히 압도당했던 과거의 나는 점차 뿌리처럼 이곳저곳 뻗은 서울의 지하철에 적응했다. 비록 주로 타는 노선만을 오가게 되긴 했지만 더 이상 그 기다랗고 커다란 노선도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이제 일상이 된 노선이지만 가끔 지하철을 기다리며 그 노선도를 바라보고 있을 때면 새삼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두가 대단하다는 생각한다.
      «365 stations»는 작가가 지나온 5년의 대학 생활을 수십 개의 역으로 이루어진 노선도로 만들어낸 작업이다. ‘기록을 남기는 것은 마음  속에 역을 짓는 것과 같다’는 «365 stations»의 기록에는 하나의 특징이 있다. 바로 마구 멋대로 아무 곳에나 휘갈긴 휘발성 기록들과는 달리, 찾아가고 싶을 때면 굽이굽이 길을 따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노선도가 있다는 점이다.
      아이패드 어플, 휴대폰 메모장, 블로그 등에서 발췌된 5년간의 기록들은 열두 개의 노선 위에 그만의 주제와 규칙을 갖고 늘어선다. 노선과 노선이 만나는 커다란 역에서는 여러 시점의 기록들을 함께 마주할 수도 있다. 손글씨로 쓰여 더욱 마음에 와닿는 기록들을 읽어내려가다 보면 많은 것을 배우고 또 많은 것이 느껴진다.
      «365 stations»의 기록들은 그 어떤 꾸밈과 거짓도 없이, 지나온 일상을 발췌하여 공개한다. 5년간 지나온 시간 속의 즐거움, 신남, 행복함, 때로는 우울함, 슬픔, 분노와 그 외의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모두 담겨 있다. 작가를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이라도, «365 stations»의 한 역에 잠시 머물러본다면 잘 알던 사람인 것처럼 내적 친밀감을 느낄 정도의 솔직함이 «365 stations»의 매력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을 공유한다는 것은 그만큼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충만하다는 뜻일 것이다. «365 stations»에서 엿본 화자는 때론 고민도 걱정도 많았지만, 분명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기에 이 수많은 역과 12개의 노선도를 세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확신이 든다. 대학이라는 5년의 시간 위에 캠퍼스 라이프를 담은 «365 stations»를 지은 작가가, 미래에 어떤 역을 짓고 새로운 노선을 개발해나갈지 궁금해진다.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