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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nd oo OO oo OO.com





Reviewryeok Vo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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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 2020
크기 Variable Size
재료 웹

작가 허윤서
허윤서는 웹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바로 지금 시대에서 디자이너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을 다소 실험적인 비주얼으로 풀어내는 것을 즐기고 있다.
Rand oo OO oo OO.com
로딩 휠을 돌려서

곧 AI와 컴퓨터가 인간의 도움 없이도 모든 걸 다 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한다. 예술의 영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리가 조금의 질서와 규칙만을 만들어 둔다면, 알고리즘에 의해 무한한 그래픽을 생성하는 AI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Rand oo OO oo OO.com»은 시대에 맞춰 그 실현을 이루어 낸 가상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알고리즘의 절대적 무작위성이 무한한 그래픽을 만들어낸다. 설계된 알고리즘에 따라 생성되는 그래픽은 인간의 그 어떤 도움도 필요 없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생성되길 원하는 그래픽의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로딩 휠(loading wheel)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Rand oo OO oo OO.com»에 들어서면 잔뜩 화려한 그래픽이 관람자를 반긴다. 홈 화면은 네 개의 카테고리를 표시하고 있다. 고양이들이 원형을 이루며 떠다니는 ‘Cat Cafe’,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Gifts’, 내가 원하는 그래픽을 생성해줄 것 같은 ‘I want to’, 무언가 얽힌 모양을 ‘Collage Graduate’가 바로 그것이다. 가운데 위치한 의미심장한 표정의 고양이를 누르면, 이 네 카테고리를 모두 포괄한 그래픽 소스를 가진 ‘All’로 넘어간다.
      각 카테고리에 그래픽 생산을 맡겨보기로 했다. ‘Cat Cafe’, ‘Gifts’, ‘I want to’, ‘Collage Graduate’, ‘All’ 모두 아주 천천히 로딩 휠을 돌리며 무작위의 그래픽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배경이 깔리고 그 위에 이미지와 그래픽이 자리하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존재하지 않는 스크린 속 노동자의 모습이 떠올랐다. 완성된 그래픽을 화면을 위아래 그리고 좌우로 옮겨 다니거나 작게 축소하거나 크게 확대하며 감상하였다.
      «Rand oo OO oo OO.com»이 만들어 낸 그래픽들은 무작위의 것들이었지만, 일정한 온도와 톤을 유지하고 있었다. 원색이 활용된 화려한 색감과 하프톤 혹은 스프레이로 흩뿌린 듯한 톤이 전반적으로 드러났다. 아무리 무작위이더라도, «Rand oo OO oo OO.com»의 설계자가 세워둔 규칙에 따라 제작된 그래픽에서는 그만의 일정한 특성이 돋보였다.
      무작위의 그래픽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도전적인 일이다. 무작위로 작동하는 «Rand oo OO oo OO.com»의 모습과는 다르게, 그 배경에는 설계자의 치밀하고 계획적인 노력이 있지 않았을까 한다. 우리의 선택 없이 «Rand oo OO oo OO.com»이 제공하는 흥미로운 그래픽들을 감상하며 현재와 달라질 미래에 대한 생각에 잠시 빠진다. 이름